지난 5월 초, 인천 계양산을 찾았다.
인천 계산동에서 나고 자란 필자에게
계양산은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한 특별한 기억이 많이 남아있는 산인데
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도 계양산을 종종 찾곤 한다.
필자가 다녔던 학교 교가 첫 소절에 나왔을(안남산으로) 만큼
계양구에서는 절대적인 산이다.
높이는 395M로 인천 시내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계양산 탐방, 첫 시작은 계양산공원부터
계양산공원은 경인여자전문대학교와 인접한 곳에 위치한 작은 공원이다.
예전에는 공원에 작은 동물원이 있었으나 지금은 철거되어 작은 정자가 설치되어 있다.
과거에는 차량 통행이 가능했던 도로가 지금은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고
그 대신 계양산을 찾는 등산객에게 쉴 수 있는 공간들을 제공하고 있다.
계양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곳 계양산공원에서 계양산성 팔각정까지 바로 올라가는 코스도 있지만
등산객이 잘 이용하지 않는 코스이기 때문에 등산로 정비가 잘 되어 있지 않다.
계양산 공원을 내려오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의 길로 올라가면 계양산 둘레길이 나온다.
이 코스는 계양산 연무정과 이어져 있으며
표고차가 크지 않은 코스로 적당히 산림욕을 느끼며 산책하기 좋은 길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계양산성 박물관 건립공사로 인해 둘레길 출입이 전면 차단되어 있다.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 아까의 갈림길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임학공원 방향으로 가는 길.
중간에 계양산 공영주차장이 보인다.
이곳은 과거에 계양구청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인데
현재는 지역 주민들의 주차 난 해결과 계양산을 찾는 등산객들을 위한 공영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계양산 공영주차장 맞은편에는 연무정 입구와 계양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이곳으로 올라가면 육각정이 있는 헬기장까지 돌계단으로 된 등산로가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돌계단으로 산행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임학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계산고등학교를 끼고 있는 계양산 삼거리.
지금은 이곳에 계산고등학교와 계양 국민체육센터, 계양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지만
20여 년 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클 경기장이 있던 곳이다.
90년대 사이클경기장의 모습 (부평구청 제공)
계산고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던 위치는 과거에 잔디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었는데
여름이면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저녁에 가족 단위로 나와서
돗자리를 펴고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을 항상 볼 수 있었다.
(여의도 한강공원의 모습과 흡사)
90년대 이곳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곳에 나와서 고기를 구워 먹던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필자도 그중 하나였으며
이곳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같은 반 친구가 가족들과 함께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을 보거나
이웃사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흔했다.
지금은 계산고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어 이런 피크닉도 더 이상 즐길 수 없게 되었지만
당시에 있었던 운동장과 게이트볼 경기장, 체육공원은 재정비되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고
철거된 사이클 경기장 자리에는 도서관과 실내체육시설이 만들어져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문화 체육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드디어 도착한 임학공원
임학공원에서 계양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역시
계양산 정비 사업으로 등산로가 재정비되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임학공원 등산로를 이용해 계양산을 오르면
잘 정비된 등산로가 나온다.
과거에는 없었던 방부목을 이용한 구조물의 등산로도 있다.
새롭게 만들어진 등산로도 생겼는데
정상으로 가는 길 반대쪽으로 가면 출렁다리가 있다.
출렁다리가 생겼는지도 모르고 있던 필자는
호기심에 출렁다리를 가보기로 했다.
피톤치드가 가득한
좋은 산소가 가득한
산림욕을 즐기며
새소리가 울려 퍼지는 숲속의 길을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기분이 좋다.
이곳은 아직 정비공사 중인지 벌목이 많이 되어있는 모습이다.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마치 테마로드를 걷는 기분이기도..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출렁다리의 정체!
현수교 형태의 현수교는 생각보다 길지는 않았다.
길지도 않아서 흔들거림이 거의 없고
높지도 않아서 시각적으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지도 않는다.
그냥 살짝 움직이는 정도로
아 출렁거리긴 하는구나 하는 정도..
출렁다리 반대편에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등산로가 있어
다리 전경을 이렇게 내려다볼 수 있다.
반대쪽 등산로와 높이를 맞춰 다리를 더 위에 지어서 길게 만들었다면
출렁다리로서 메리트가 있었을 텐데
다시 출렁다리에서 본 등산로로 돌아와 계양산 육각정으로 향하는 길
이 길에는 90년대에도 존재했던 돌계단 길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90년대 계양산 등산로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
축대로 쌓여진 인공 계곡과 나무다리가 아직도 남아있는 곳이 있었다.
예전에는 계양산 물이 많이 깨끗해서
어른들은 약수물을 받으러,
아이들은 가재를 잡으러
항상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계양산 약수터를 지나면
육각정과 헬기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두 개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연무정이 나오고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계양산성을 지나 계양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계양산성 팔각정의 모습.
예전에는 팔각정 옆에 있는 바위에 올라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펜스로 막혀있어 올라갈 수 없도록 되어있다.
이 바위에 오르면 인천 북동 편 방향이 보이는데
아무 생각 없이 김포공항의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었는데 이제는 바위 보호 차원에서 추억으로만 남겨둬야한다.
계양산 팔각정에서 바라본 인천 시내.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이었기에 계산동 일부만 볼 수 있어 아쉬웠다.
필자가 계양산에 올랐던 이 날은 공교롭게도
경인여자대학교의 축제날이었으며
또 그 옆에 위치한 예비군 훈련장의 훈련 날이었다.
그렇기에 대학 축제의 소리와 군부대의 사격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계양산 바위도 출입통제가 된 마당에
계양산성 팔각정도 언제 갑자기 출입통제 될지모르니
일단 올라가서 사진을 담아본다.
하산 하는 길
꼬부랑 계단 등산로 끝에 육각정이 보이고 있다.
연무정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돌계단으로 되어있다.
야생동물을 위한 물웅덩이가 만들어져있다.
나한테는 어렸을 적 추억이 가득한 계양산인데
앞으로도 잘 가꾸고 보존해서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생태교육현장이
어른들에게는 지친 삶의 활력을 주는 힐링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송지수 기자(sozu03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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